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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이해하는 철학도 출신 외과의사[미리만나는 명의]가톨릭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정철운 교수
조재민 기자  |  jjm5352@sisamedi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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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19  22:03:04
"큰 병원으로 가보세요.” 환자들은 한가득 걱정에 이끌려 마음 졸이며, 아픈 몸으로 대학병원을 찾는다. 병원 문턱을 넘어 낯선 의사 앞 둥근 의자에 앉기 전까지는 내가 만날 의사가 어떤 치료철학과 치료법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시사메디in이 직접 환자의 입장이 되어 대학병원 교수 앞에 앉았다. ‘미리 만나는 명의’다. -편집자주-

평소 건강염려증이 다소 있긴 했지만 몸 하나는 건강하다고 자부했던 30세 조씨. 그는 원하던 직장에 최근 들어가 사회초년생으로 한발 내딛은 꿈 많은 청년이다.

하지만 조씨는 최근 청천 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고 말았다. 입사한 회사의 협력병원에서 진행한 건강검진 중 초음파 검사를 통해 우연히 췌장암을 발견하게 된 것.

자신의 죽음을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 없는 조씨는 인생이 다 끝난 느낌이 들었다. 몇해 전 췌장암으로 사망한 미국 애플사의 CEO 스티브 잡스가 생각나며 덜컥 겁이 났다. 미국의 돈 많은 사업가도 고치지 못하고 죽은 질병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다.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조씨는 일단 치료에 최선을 다해보기로 마음 먹고 가톨릭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정철운 교수(57)를 찾아가게 된다.

   
▲정철운 교수

국제성모병원에서 만난 정철운 교수는 조씨의 좌절감을 감싸 안아줬다. 마치 가족에게 내 아픔을 털어놓고 함께 고민을 공유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한줄기 희망도 느꼈다.

"췌장암이 분명히 치료가 어렵고 위험한 암인 것은 분명하지만 초기에 수술이 잘되면 여타 암들과 비슷한 생존율을 보이기도 합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으니 믿고 저를 따라주세요."

CT촬영 후 정밀검사를 진행한 조씨는 다행스럽게도 췌장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췌장암은 초기 발견 시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췌장을 절제하고 항암치료를 받게 된다. 초기에 치료했을 경우 말기의 경우보다는 치료 예후도 좋다.

췌장암이 위험한 것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CT나 복부 초음파를 진행하는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하지 않는 한 초기 증상도 없는 경우가 많다. 말기에 발견되는 환자들이 8할에 가깝다 하니 조씨는 한마디로 '천운'이라고 볼 수 있다.

외과 수술의 전문가…환자에게 길을 제시하다
정철운 교수는 병원에서도 수술 잘하는 교수로 유명하다. 복강경 수술 2,000여건과 3,000회 이상의 담낭절제술을 진행했고, 지난 2001년에는 국내 최초로 2공식 담낭절제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복강경 및 외과적 절제술 권위자라는 수식어가 그를 늘 따라다닌다.

특히 정 교수는 췌장암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뛰어나다. 흔히 불치병이라고 알려진 췌장암을 치료하기 위한 줄기세포치료 연구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 도호쿠대학 부속병원에서 간담췌외과 연수 경력도 있다. 췌장암에 대한 연구와 외과적 수술 모두 멈추지 않고 정진하고 있다.

췌장암 수술은 개복을 통해 절제수술이 이뤄진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 실제로 보험수가에서 책정하는 수술 난이도 역시 높은 단계를 형성하고 있다.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를 만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정 교수는 “췌장암 수술은 해외보다 우리나라가 오히려 성적이 더 좋습니다. 제가 치료의 길을 제시해드릴 테니 함께 치료법을 고민하고 공유해 최선의 치료가 진행되도록 합시다”라고 위로했다.

미국에서는 수술 숙련도와 치료 기관에 따라 췌장암 생존율과 재발률이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돼 여러 논문에 인용됐다. 그만큼 췌장암 수술에서 숙련도는 중요한 요소다.

정 교수는 “췌장암은 발생부위에 따라서 증상이 다릅니다. 머리-몸통-꼬리로 나눴을 때 머리 쪽에서 생기는 암은 그나마 증상이 빨리 나타나기도 하는데 주로 황달이 생깁니다. 췌장암은 초기에 발견해야 그나마 대처가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췌장암은 수술적인 치료가 최우선입니다.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할 때는 암 덩어리를 절제하지 못하고 약물 치료만을 진행하는데 약 선택폭도 좁고 잘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요”라고 덧붙였다.

   
▲정철운 교수

환자를 내 몸 같이, 동병상련 마음을 항상 가슴 속에
“췌장암의 경우 말기에 저를 찾아오는 분들을 많이 봐서 치료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많이 느낍니다. 항상 제 몸 같이 아끼고 아픔을 공유하려 노력해요.”

췌장암 치료의 전문가인 정철운 교수는 유독 말기 췌장암 환자에게 유독 정이 간다고 한다. 말기 췌장암의 경우 수술을 하지 못하면 3개월 이상을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 교수의 이런 지론은 그의 학문적 발자취 속에서도 느낄 수가 있다. 독일 퀼른대학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한 그는 사실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벨기에 가톨릭 루뱅대학에서 철학부를 수료한 독특한 이력도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같은 이유로 철학적인 측면에서 인간적인 아픔과 애환을 공감하는 능력이 더 커진 것 같다는 게 정 교수의 생각이다.

“췌장암 말기에 수술을 못하면 3개월 이상을 버티기가 힘듭니다. 암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에게 왔지만 절망하지 말고 '암도 나의 일부다'라는 초월적인 사고도 때론 필요하죠.”

몇개월 남지 않은 췌장암 말기 환자들은 삶의 끝에서 홀로 서 있는 느낌을 크게 받는다고 한다. 그 아픔이라도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게 정 교수의 소망이다.

정 교수는 “환자가 수술을 하고 이후 약물치료를 하며 예후를 관찰하기 때문에 가족들과도 자주 보게 되면서 서로 관계가 돈독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한 명의 가족으로서 진심으로 걱정하고 서로 고통을 공유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사실 처음부터 대학병원에서 많은 환자들을 보는 의사가 되고자 시작한 일은 아니었는데 매순간에 집중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라며 “외과의사로서 수술적인 실력도 중요하지만 저는 항상 가슴 따뜻한 의사, 그리고 환자에게 치료를 통해 길을 제시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환자와 아픔을 공유하고 철학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길을 제시해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정철운 교수. 췌장암, 절망 선고 앞에 그를 믿고 따라가도 좋다.

   
 ▲정철운 교수

가톨릭관동대학 국제성모병원 외과 정철운 교수

진료 분야
췌장암, 복강경췌장수술, 췌장낭성질환,복강경 비장 및 부신수술, 담낭염, 담낭암, 담낭결석, 담도결석, 복강경 담낭수술,담도암, Single port surgery,
기타 외과질환

약력
분당차병원 외과 교수, 의학전문대학원 부원장
세브란스 병원 간담췌외과 전문의
독일 쾰른대학교 의학박사 취득
독일 쾰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벨기에 가톨릭 루벵대학 철학부 수료
연세대 철학과 졸업

 경력
췌장 및 간, 담도 등의 암질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방법 연구(줄기세포치료연구)
독일 쾰른대학 실험의학연구소 연수
일본 토호쿠대학 부속병원 간담췌외과 연수
국내 최초(2001년) 2공식 담낭 절제술 성공 시술 이후 Single port surg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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