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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前심평원 기획이사, 현장 담아 강단에 서다[인터뷰]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
김민아 기자  |  kma@sisamedi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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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1  22:38:22

첫 의사 출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상임이사를 역임했던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가 다시 강단으로 복귀했다. 심사평가연구소장 임기를 포함해 32개월 만이다.

그가 학교로 돌아온 지 2주차인 11일 시사메디in은 윤석준 교수의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

쉬엄쉬엄 한숨 돌릴 법도 한데 다음 학기부터 진행할 비교의료제도론 수업 준비로 분주하다. 심평원 현장에서 느꼈던 경험들을 담아 학생들에게 돌려줄 생각에 기대가 크다.

"외국 제도와 대한민국의 의료제도를 비교하는 수업에서 제가 할 얘기가 아주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에게 더 생생한 강의를 할 수 있을 것 같고요(웃음)."

   
▲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
기분 좋은 설렘이 있는 만큼 얼떨떨함도 있다. 지난 2년간 매일을 '이사님'으로 불렸으니 학교에 적을 두곤 있었다곤 해도 교수라는 직함이, 새로 지어진 문숙의학관 연구실이 낯설다.

조직생활을 하며 본원 직원들로 북적이던 사무실에서 벗어나 홀로 생활하는 연구실이 적적할 법도 하지만 회복 훈련 중이다.

그중 하나가 '돋보기안경'이다. 전에 그의 책상엔 없던 돋보기는 낯설지만 익숙해져야 할 새로운 친구다. 학교로 돌아와 가장 처음한 일은 바로 돋보기안경을 구입한 것.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윤 교수에게 찾아온 개인적인 변화다.

"학교로 돌아와 수업준비를 하는데 글씨가 잘 안 보이더라고요. 심평원에 있을 때는 직원들이 서류를 올릴 때 글씨 폰트도 큼지막하게 해주고 해서 몰랐는데, 어느새 저에게도 노안이 찾아왔더군요(웃음)."

임피제, 원주이전...긴장감 넘치던 상임이사에서 한결 가벼운 맘으로
아직은 심평원 생활이 더 익숙하다. 당시 매일 아침 인터넷 검색창에 심평원 키워드 검색하는 것이 그의 하루 첫 일과였다. 지금도 아침이면 저도 모르게 심평원을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과거에는 '행여 좋지 않은 기사가 보도됐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다면 요새는 바짝 긴장했던 2년 여의 무게를 조금은 내려놨다. 마음도 한결 편해졌고, 불청객처럼 찾아든 '노안'에 세월이 무색하지만 표정이며 얼굴은 더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다.

교수로의 적응기가 필요하듯 처음 심평원도 그에겐 낯설었다.

정책 자문위원, 심사평가연구소장 등 크고작은 일로 심평원과 인연이 된 지는 10여년이다. 공공보건정책을 전공으로 하다보니 자연스레 심평원과 연이 닿았고, 의사 최초로 심평원 살림살이를 도맡는 기획이사가 됐다.

그가 기획이사로 있던 지난 2년간 심평원에는 상당히 굵직한 변화가 많았다. 원주혁신도시 본원 이전,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 도입 등 외부 변수에 따른 현안이었다. 그가 긴장감과 분주함 속에 하루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만큼 무게감이 큰 일들이다.

윤 교수는 "안에 들어와서 보니 심평원이 하는 일이 참 많았다. 보건의료정책을 제도로 풀어야 하는 부분까지 건강보험 영역에 넘어와 있고 이 과정에서 심평원 역할이 점차 많아졌다"면서 "특히나 원주이전, 임피제, 성과제 도입은 직원들의 삶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는 일들이어서 쉬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윤 교수는 이 어려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소통'에서 찾았다.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때 소통의 과정을 생략하는 것은 결국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

임피제, 성과제 도입으로 노사 갈등이 심화될 때 수없이 노조를 만나고 대화를 이어갔다. 때로는 지난한 대화 과정에 지친 일이 없지 않았지만 문제가 격화됐던 일들도 서로의 입장을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이해와 신뢰가 오갈 수 있었다고 그는 기억을 되짚었다. 특히 주변 직원들이 함께 소통의 작업을 해준 데에 그 공을 돌렸다.

그가 있는 동안 생긴 대대적인 변화는 하나 더 있다. 그간 의원급을 주로 심사해온 지원에 종합병원 심사기능을 이관하는 것이다. 이에 의료계는 심사 전문성 면에서 불신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심평원과 의료계 간 원활한 소통 차원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윤 교수는 보고 있다.

윤 교수는 "지원 심사기능 이관 문제는 원주로 본원이 이전하면서 불가피한 일이었다"면서 "심사 내용과 청구·조정·평가 과정에서 의료계와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이해당사자들이 자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데, 원주에서는 그게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교수로 돌아온 그가 의료계와 심평원에게 가장 당부하고 싶은 말도 소통이다.

윤 교수는 "의료계가 주장하는 것이 많은 반면 심평원과 소통하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적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래서 의료계 지인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불만이 있고 조정이 필요한 일에 더 적극적으로 심평원과 소통하라고 조언한다. 많이 만나고 얘기하다보면 중간지대는 상당 부분 메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여느 공공기관이 그렇듯 친절히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소통하는 노력을 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지원 심사 기능 이관 등 변화된 환경에 조직이 본래 취지대로 잘 적응하도록 심평원 역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과제다. 후임 기획이사가 진정성 있게 그 역할을 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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